<부러진 화살>을 보고 by.김동렬
질의 관점이냐, 입자의 관점이냐. 보수와 진보의 또 다른 방식의 개념 정리. 이는 하나의 사상이나 정치적 입장으로만 정리될 수 있는 개념은 역시 아닌 듯. '(...중략) 진보도 어떤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딱 이것만 하면 진보라는 그런 거 없다. 진보는 진리와의, 역사와의, 시대와의 끝없는 상호작용 그 자체다. 진보는 아슬아슬한 긴장상태를 유지하면서, 팀플레이를 강조하면서, 크게 세력을 길러가면서, 외부 환경과 조율하면서, 모든 변화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면서, 모든 사회의 차단된 벽을 허물면서 역사의 물길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는 거다' 무조건 법대로만의 김명호와 무조건 팩트대로만의 진중권의 크로스오버. 결국 팩트지상주의는 먹물지상주의에 불과하다.. 요는 아슬아슬한 긴장상태를 유지하라.
덧붙여 하나 짚고 넘어가야할 지점은 교수재임용 거부과 관련한 민사사건은 당 영화의 메인 줄기(형사사건)와는 큰 관련이 없다. 그 사건만 보자면 앞서 말한대로 '인간적 매력이 부실한' 수구꼴통 교수를 주인공으로 한 180도 다른 컬트 무비가 하나 만들어질 듯. 당시 민사사건에 관련되었던 이정렬 부장판사에겐 개인적으로 연민이 앞선다. 가뜩이나 판사직이 가장 정신적 스트레스가 극심한 직업 중 하나인만큼 부디 이 힘든 시기를 지혜롭게 잘 버텨내셨으면. 내 느낌엔 적확한 팩트 여부와 상관없이 이미 화살은 활시위를 떠난 것 같다. 영화는 상영관이 개봉 일주일만에 2배로 늘었고, 어제로 누적관객 100만 돌파했다. 실로 무서운 속도다. 많은 이들이 입자가 아닌, 질의 관점으로 접근하여 부디 발전적 성과가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