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06일
디스 이즈 잇 (Michael Jackson's This Is It, 2009)
초등학교 시절, 나이가 어린 고등학생 외삼촌이 방문을 잠그곤 영진이와 나에게 쇼를 보여준다고 했다. 마침 안방에 전신거울이 있었는데, 외삼촌은 그 거울을 보고선 마이클 잭슨의 빌리진 댄스와 어설픈 문워크를 췄던 기억이 난다. 당시의 난 마이클 잭슨을 어렴풋이 알았던 것 같다. 낯설지는 않은 춤이었는데 어린 마음에 이 삼촌은 별 재미도 없는 걸 갖고서 왜 이리도 부산을 떠는 걸까. 그런 생각을 했다. 중학교를 졸업할 즈음 생애 처음으로 마이클 잭슨의 앨범을 내 돈으로 구입했다. 물론 파더의 돈이었지만 내 의지로 처음 구매한 '데인저러스(Dangerous)' CD. 지금 생각해보면 딴 건 아니고 90년도 '나홀로 집에'로 일약 스타가 된 매컬리 컬킨이 그 앨범의 M/V에 나오는 게 주된 이유였던 것 같다. 팝의 황제보다는 '나홀로 집에'와 'T2'를 한 날에 보고 헐리웃 영화에 열광하던 때였다.
그 이후에 가쉽기사를 통해서 접한 마이클 잭슨은 거의 정신줄 놓은 광대 수준이었다. 아동 성추행범, 성형중독자, 백인병, 슈퍼 박테리아, 주니어 학대설, 파산설... 진실을 자세히 알 턱이 없고, 관심도 없던 시절엔 나 역시도 그저 그렇게 뭇사람들과 함께 조롱을 즐겼나보다. 누군가 그러더라. 진정한 천재가 나타나면 전세계 저능아들은 굳게 합심하여 그에 대항한다고. 식빵... This is it은 7월 런던을 시작으로 50일간 예정되어 있던 투어의 정식 명칭으로, 사망 며칠 전인 지난 6월 LA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진행된 리허설을 중심으로 지인들의 인터뷰와 그의 음악인생을 조명하는 미공개 영상들로 구성되어 있다.
다큐멘터리는 전체적으로 경이롭고 슬펐다. 마이클과 동시대를 살았다는 게 행운이란 말 밖엔.
God bless you, Micheal...
# by | 2009/11/06 20:08 | the movie | 트랙백 | 덧글(0)


